[글쓰기 수업 #1] 주제 글쓰기 - 영화
영화
명사
1. (영상) 일정한 의미를 갖고 움직이는 대상을 촬영하여 영사기로 영사막에 재현하는 종합 예술. - 표준국어대사전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영화는 예술이다. 예술을 정의할만큼 내 견식이 깊지는 않지만, 내가 예술에 바라는 것은 명확하다. 일상에서 얻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예술을 통해 얻을 때 나는 너무나도 큰 기쁨을 느낀다. 이런 취향 때문인지 영화도 장르 영화만 보게 된다. 마블 영화나 매드맥스와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스토리 구성이나 음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소재나 장면에서 새로움을 준다면 재미있었던 영화로 기억된다.
그렇다면 종합은 무엇일까. 영화는 서사와 영상, 음향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영상'만을 즐기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다.몇 년 전 넷플릭스를 필두로한 OTT 서비스들이 쏟아져 나올 때 매체 전문가들은 영화관의 종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영화관을 휘청이게한 것은 OTT가 아닌 전염병이었다.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며 영화관은 다시 이전의 영광을 누리고 있다. 이는 사람들이 영화관에서만 찾는 즐거움이 있다는 뜻이다.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의 적막함부터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과 서라운드 스피커가 주는 압도감, 주변 관객들과 공유되는 감정까지도 영화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영화 '헤어질 결심'을 봤다. 수십 번을 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뭐가 그렇게 좋았던 걸까? 나는 박찬욱 감독의 영상을 좋아한다. 구도와 색감은 물론이고 사소한 소품하나도 예쁘지 않은 것은 쓰지 않겠다는 집착이 좋다. 모두가 숨기고 싶어하는 내밀한 감정들을 가감없이, 하지만 구질구질하지 않고 세련된 방식으로(심지어는 '구질구질함'까지 세련되게) 보여주는 전개가 좋다. '헤어질 결심'은 나에게 말그대로 종합 예술의 한 편이었다. 타협없는 연출과 그런 연출이 만든 영상미, 뻔한 스토리를 풀어내는 참신함, 심지어는 숨죽이며 먹었던 팝콘까지도.